“높으신 하나님의 생각”
글 / 서석철 단장
고교시절 입시체육을 준비하던 중에 다친 무릎이 지속적으로 원욱이의 발목을 잡는다.~
작년 신체검사를 받은 후 계속되는 무릎 통증으로 인해 치료도 받았지만 조금 차도가 있다가는 다시 통증이 재발되었다. 다시 재검을 받았지만 똑같은 현역입영대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병무청 관계자는 다시 치료를 받고 신체검사 최종판정지인 대구 신체검사소에 가서 다시 검사를 받으라고 권유를 했다. 그래서 오늘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인하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님이 써 준 병명이 기재된 병사용 진단서를 가지고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대구에 있는 중앙신체검사소에 와서 MRI를 찍고 재검을 받았지만 결국 현역 입영대상자인 3급 판정을 받았다.~~~
진단서에 기재된 대로 연골연화증도 맞고, 십자인대 분리증도 있는 것이 맞지만 경증이기 때문에 통증을 호소해도 어쩔 수 없다고 한다. 훈련을 받을 때 불편함이 있기는 하겠지만 규정상 현역 입영대상자란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훈련 도중에 고통을 받을 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영 편치를 않다.
오늘 아침 묵상 중에 갑자기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대구까지 보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 공익?”... 기대까지 했는데... 결과는 하나도 변한 것이 없었다. 나도 서운한 마음이 드는데 아들(원욱)의 마음은 어떨까? 아들의 표정을 살펴보니 약간은 실망한 것 같지만 현실을 받아들이는 눈치다.
언제나 그랬지만 부족한 나는 뒤늦게 올라오는 열차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묵상 중에 하나님께서 대구까지 보내셨던 특별한 이유를 깨달았다.
그 이유는 첫째, 하나님은 단 한 번도 실망 시키시지 않으시는 분이라는 확신이었고, 나의 그런 변치 않는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함께 원욱이를 위해 또 다른 길을 예비하고 계실 것이라는 믿음이었으며,
둘째, 옆에서 잠을 자고 있기는 했지만 지난주부터 인하대병원을 두 번을 오가며, 오늘 대구를 향하는 여정 동안 나눈 수많은 대화들 중에는 이 아빠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하나님께서 아빠와 우리 가정을 어떻게 인도하시고 은혜를 베푸셨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도 변함없이 우리 가정을 인도하실 하나님의 예비하심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라도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놓치면 안 된다고 권면했는데...
사랑하는 원욱이가 아빠의 이야기를 얼마나 믿고, 받아들일지 잘 모르겠지만 훗날에라도 최근에 나누었던 그 하나님이 생각이 나서 더욱 더 굳건한 믿음의 아들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이번 아들과의 여행을 통해 또 다시 깨달은 것은 어느 한 과정을 겪으면서 뒤늦게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았을 때, 언제나 고백하는 사실이지만 하나님의 뜻과 생각은 나의 생각과는 전혀 다를 때가 많다는 것이다.
비록 현역 판정을 받기는 했지만 이번 대구로의 여행이 시간낭비가 아닌 하나님께서 함께 동행해주신 원욱이 믿음의 대전환기를 가져올 아주 중요한 시간이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입대 후, 군 생활을 통해서도 반드시 하나님께서 그렇게 인도하시리라 믿는다.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 (사5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