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忘却)"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9-10-10 (목) 15:17 조회 : 34
망각(忘却)
/ 서석철 단장
 
사전에 보면 잊어버린다는 뜻을 가진 망각(忘却)이라는 말이 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어떤 일이나 사실을 잊어 버림이라는 뜻인데,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는 것 같다. 지난 11월에 2018년 초 췌장암 4기였던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는데, 지난 5월 초쯤 오랜만에 친구들과의 저녁 모임을 가졌다. 믿지 않는 친구들이라 식사 때면 자연스레 술을 마신다. 나와 췌장암을 앓았던 친구는 음료수를 마시는데, 물론 마음뿐이었겠지만, 이제 몸이 조금 괜찮아져서인지 술을 마시는 친구들을 보면서 요즘 술이 마시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 친구를 향해 정색을 하고는 큰일 날 소리 하지 마라고 하며, 그래서 사람을 망각(忘却)의 동물이라고 하는 것 같다고 만류를 했다.
 
사실 이 친구는 병을 발견할 당시에 친구들에게는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담당 의사에게서 7개월 정도 남았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홀로 자신의 주변을 정리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수술 후에도 몇 개월 동안 후유증으로 인해 많이 힘들어 하기도 하고, 모든 내장 기관이 자리를 잡기 까지 참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서 얼마 전, 꽤 많이도 병이 호전 된 것을 경험하면서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고 고백까지 했음에도, 이제는 몸이 조금 편해지니까 고통스러운 과거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가 보다. 그렇다고 죽었다가 살아난 것 같은 기분으로 사는 그 친구가 당장 술을 마시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그럴 수 있기에 몸이 조금 더 회복이 돼서 병을 앓기 전 같은 컨디션이 되면 행동으로 옮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된다.
 
성경의 곳곳에는 하나님의 은혜를 수 없이 경험했음에도, 그 놀라우신 은혜를 망각(忘却)하고 하나님과 하나님께서 세우신 지도자를 원망하고, 하나님께 등을 돌리고 우상을 섬기는 등의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찌 보면 성경을 통해 늘 들어왔던 이스라엘의 역사일 뿐이라고, 또는 나와는 관계없는 남의 일로만 여길지 모르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또한 너무도 쉽게 저지르는 어리석음인지도 모른다. 단 한 순간도 그 분의 도우심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연약한 존재임과 그 받은 은혜를 고백하지만, 어느새 우리는 여지없이 전능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忘却)하고, 모든 일을 마치 자신의 인맥이나 능력으로 이루어 낸 것으로 착각하는 어리석음을 보이고 만다.
 
우리 모두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부끄러웠던 과거의 일을 의도적으로 잊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원수는 물에 새기고, 은혜는 바위에 새기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가 잊어버려야 할 것과 잊어서는 안 되는 그 절대적인 그 무언가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나를 향한 하나님의 은혜일 것이다.
 
그 친구가 비록 하나님을 믿지는 않지만, “이제는 덤으로 사는 인생이다라고 했던 그 고백이 어렴풋하게라도 그 누군가의 도우심으로 살아났다는 것을 인지한 고백이었으면 좋겠고, 그래서 단순히 세상적인 욕심 때문에 그 누군가의 은혜를 망각(忘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한 가지 나의 바람이 있다면 그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 땅에서의 썩어져 없어질 것들 때문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또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오랫동안 참아주신 하나님의 그 크고 놀라운 은혜를 망각(忘却)하는 그래서 죽음의 땅이었던 애굽으로 돌아가려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저질렀던 그 어리석음을 범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것이다.
 
자 이스라엘 자손이 다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며 온 회중이 그들에게 이르되 우리가 애굽 땅에서 죽었거나 이 광야에서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 어찌하여 여호와가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칼에 쓰러지게 하려 하는가 우리 처자가 사로잡히리니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아니하랴(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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