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믿을 것인가?”
글 / 서석철 단장
마태복음 14장(막6:45~, 요6:16~)에는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으신 사건이 나오는데, 특히 마태복음 14장에서는 베드로가 물 위를 걷다가 거세지는 바람을 두려워하여 물에 빠진 사건을 다루고 있다.
많은 목회자들은 만약 베드로가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의심하지 않았다면 계속해서 물 위를 걸을 수 있었을 것이고, 인류 역사상 예수님 외에 물 위를 걸은 유일한 사람이며, 그래서 그의 도전적인 믿음을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비록 물에 빠졌지만 베드로는 물 위를 걸었기 때문에 물에 빠진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몇 걸음이라도 걸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나는 이 사건을 조금은 다른 각도로 살펴보고 싶다.
믿음이란? 상황에 따라서 이랬다저랬다 변질되는 것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라도 그 분을 신뢰하는 것일텐데,
베드로에게 정말 그런 믿음이 있었을까?
베드로는 물 위를 걸어오는 예수님을 향해 “주여 만일 주님이시거든....”라고 말하는데, 그 말은 어쩌면 물 위를 걸어오는 분이 예수님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의 조건부(條件附-어떤 일이나 계약 따위에 일정한 조건이 붙음) 믿음, 그러니까 “물 위를 걷게 해주면 믿겠다.”는 믿음이었을 수도 있다. 여기에서 베드로의 모습은 마치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지 못해 몸에 난 상처를 만져봐야만 믿겠다던 도마와 너무 비슷하다.
물위를 몇 걸음 걷던 베드로는 거세지는 바람을 보고 두려워하여 물에 빠진다.
그 때, 예수님이 베드로를 향해 “믿음이 적은 사람아, 왜 의심하느냐?”라고 하셨던 말씀은 어떤 의심을 지적하신 것일까?
거세지는 바람을 보고 두려워했던 의심?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 한다.
하지만 물위를 걸어오던 당신을 예수로 믿지 않았던 그 의심으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만약 베드로가 물위를 걸어오시면서 “나다 두려워하지 말라”라고 말씀하시던 그 분이 예수님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면 물 위를 걷게 해달라는 요구를 했을까?
만약 베드로에게 그런 믿음이 있었다면 물 위를 걸으면서 바람이 험해졌을 때도 아마 물에 빠지는 일은 없었을 것 같다. 그런데 예수님은 자신을 의심하면서 물 위를 걷게 해달라는 베드로를 걷게 해주지만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을 믿기 보다는 그 분이 만들어주신 환경만 바라봤기 때문에,
험해지는 바람 앞에 두려워 떨며, 굴복하고 결국 물에 빠지게 된 것은 아닐까?
우리는 절대주권자이신 그 예수님을 절대 신뢰하지 못하고, 그 분이 열어주시는 환경만을 믿기 때문에
수많은 기적을 체험하고도 풍랑에 두려워 떨던 제자들과 물 위를 걷다가 결국 물에 빠졌던 베드로처럼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잘못된 믿음들이 우리를 자꾸만 기복신앙으로 변질되게 만들고, 예수님을 마치 자신이 필요할 때만 부르는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수많은 고난을 겪기도 하는데, 오늘날 우리가 세상살이를 하다가 고난을 만나 좌절하고, 인생의 풍랑을 만나 바다에 빠지는 것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풍랑이 거센 바다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 언제나 우리와 함께 걷고 계시는 그 예수님에 대한 절대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고난 가운데 있는 우리에게 회복을 주시는 것도, 우리가 누리는 이 땅에서의 축복도 모두 그 분의 은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그 분이 주신, 그래서 그 분이 마음만 먹으면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믿을 것인지, 그 환경을 주관하시는 예수님 그 분만을 믿을 것인지, “무엇을 믿을 것인가?” 결단해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 즉시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며 이르시되 믿음이 작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 하시고 배에 함께 오르매 바람이 그치는지라 배에 있는 사람들이 예수께 절하며 이르되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로소이다 하더라(마14:3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