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유언(遺言)”

아버지의 유언(遺言)”
/ 서석철 단장
 
 
올 해 91세가 되신 아버지는 10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혼자 외롭게 살고 계시는데,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까지 아버지께서는 스스로 몸 관리를 하시면서 건강하게 우리 곁에 계시다는 것이다.
 
참전용사이신 아버지는 명절 때 납골당에 모신 어머니께 다녀오는 날이면 가끔 어머니 곁이 아닌 호국원에 가고 싶으시다는 유언 아닌 유언을 하시곤 한다.
 
유언(遺言)의 사전적 의미는 죽음에 이르러 부탁하여 말을 남김을 말하는데,
아버지는 그렇게 경기도 이천에 있는 호국원에 모셔주길 원하지만 정작 나는 가까이 계시는 어머니 곁에
모셔야겠다는 불효자 같은 생각을 하곤 한다.
그 이유는 가까이 계신 어머니께도 자주 가보지 못하는데, 김포에서 거리가 한참 떨어진 이천에 모신다는 것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결정하기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서이다.
 
아주 오래 전 초등학교 시절 들었던 청개구리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머니 말씀에 항상 반대로 행동을 하던 청개구리가 걱정스러워 자신이 죽고 나면 개울가에 묻어달라던 엄마 개구리의 유언을, 마지막으로 효도한다고 진짜로 개울가에 묻고는 비가 오는 날이면 개울가에 있는 엄마 청개구리의 무덤이 개울물에 쓸려내려 갈까봐, 엄마 청개구리의 무덤이 온데 간데 없어질까봐 이 철없는 아들
청개구리는 비만 오면 늘 개골 개골 하고 울게 되었다는 이야기 말이다.
 
아버지의 유언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확실하게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청개구리 같은 불효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고민스러운 양가감정(兩價感情)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고민에 빠져 있던 어느 날 불현 듯 드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것은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는 예수님의 유언이었다.
 
목사인 내가 과연 그 말씀의 실천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또 사역의 연한(年限)이 길어질수록 구령(九嶺)의 열정이 식어졌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깊이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잃어버린 양의 비유를 통해서 한 영혼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신 말씀을 마음 속 깊이 새기고,
다시 한 번 힘을 내서 장애인 영혼 구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목회자가 될 수 있기를 소원해본다.
 
 
예수께서 나아와 일러 가라사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찌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28: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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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 : 서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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